여름 극장 순례 느낌



미드나잇인파리 ★★★★★
 이런 로맨틱한 스토리에 너무 약한 나. 사실 뭐 영화에 나온 모든 예술가들과 속속들이 행간의 의미를 백퍼센트 이해한 것은 아니지만, 그저 과거의 영화를 그리워하며 꿈같은 시간을 보낸다는 이야기 자체가 참 로맨틱하다. 물론 영화는 그런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건 아니었다. 과거를 맹목적으로 꿈꾸고 현실을 부정하는 것보다, 지금의 아름다운 현재를 깊이 사랑하라는 의미가 더 강한, 좀 시니컬하게 느껴지는 면이 있긴 했다. 아무튼 영화에 나온 파리는 아름답기 그지 없었다. 7년전쯤 유럽여행의 마지막 여정으로 4-5일쯤 들렸던 겨울의 파리를 나는 참으로 성의없이 대충 보고 왔던 기억이 나서 가슴아팠다. 두고두고 생각나는 마리옹 꼬띠아르의 매력적인 목소리도 기억에 남는다. 다크나이트 라이즈에서와는 완전 다른.. ^^;;



다크나이트 라이즈
★★★★ 왕십리 아이맥스로 개봉전 예매까지 해서 관람. 배트맨 비긴즈와 다크나이트까지 복습하고 가서 봤는데, 너무 새벽에 봐서 별 기억이 없다. -.- 아이맥스 화면이라 볼때는 재밌게 봤던 것 같은데... 역시 어둠의 영웅은 내겐 별로 매력적이지 못하다. 너무나 남성적이고 남성적인, 남자들을 위한 영화일 뿐. 다만 이런 비현실적인 스토리를 이렇게 그럴듯한 멋진 영상을 만들었다는 사실은 경탄스러웠다. 나처럼 스토리 자체에 감정이입이 어려운 사람들은 눈요기를 위해 꼭 아이맥스에서 봐야한다. 집에서 봤다가는 아마 계속 딴 짓 하거나 잠들어버렸을 것이다.





도둑들
 ★★★★ 시사회 평이 너무들 좋아서 기대하고 본 영화. 부산에서 건물외벽을 줄타고 날아다니는 장면을 제일 재밌게 봤다. 우리나라 영화에 이런 씬을 볼 수 없었으므로, 문득 외국영화 같이 느껴지기도 했다. 모든 배우의 연기가 고른 영화를 보기란 쉽지 않은데, 그 점에서 일단 점수 따고 들어간다. 게다가 십년이 지나도 베이비 페이스인 전지현을 보고 괜히 내가 다 흐뭇했다. 그래 제발 나이들지 말고 그렇게 이쁘게 남아주길. 또래 연예인마저 나이드는 게 눈에 확 들어오면 괜히 내가 다 슬퍼지니까. ㅋㅋ 지루하게 긴 여름날, 시원한 극장에서 보기 딱!




베스트 엑조틱 메리골드 호텔 ★★★★★
 은퇴 후, 자기 집, 자기 삶을 떠나는 선택을 하면서, 인도의 한 실버호텔에 모인 사람들 이야기. 어릴적 친구이자 애인이었던 사람을 찾아 인도를 찾아 온 게이 할아버지 이야기가 제일 마음에 남는데, 영화 전반에 벌써 여생의 한을 푸시고는 저세상으로 가버리셨다. 언제나와 같이 숨쉬고 걷고 이야기하다가 잠시 앉아서 낮잠 자듯이 생을 달리하다니. 잠깐의 장면이었을 뿐인데,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은퇴즈음의 나이에 낯선 곳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조마조마한 생활을 이어서 새 삶을 만들어 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나이들어서도 두근두근 조마조마한 마음의 행복한 스트레스와 즐거움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