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체험장 하루

작년부터 아이들과 일주일에 한번씩 버스를 타고 농사체험장에 간다.

해마다 농업기술센터에서 주말농장의 땅을 희망하는 특수학급에 배분해 주고 있다. 작년에도 땅을 받아서 초여름에는 상추를, 가을에는 배추와 무를 수확했다. 처음에 모종을 심고나자, 곧 상추와 치커리가 쑥쑥 자랐고, 어느 정도 크고 나면 갈때마다 수확할 수 있어서 좋았다. 학교 선생님들께 팔아서 이웃돕기 성금도 내고, 점심에 쌈도 싸먹고. ^-^
  
여름 장마철이 되면서 나가지 못하기 시작하고는 전혀 관리가 안돼서 결국 방학이 끝난 후에 센터 사람들이 땅을 다 뒤집고, 열무와 배추를 심어 주셨었다.  물주기에도 좋지 않다는 한낮 시간에 밭에 가는 거라, 사실 별로 할일이 없었다. 괜히 잡초뽑기만 시키며 땀흘리게 하다가 넓은 정자에 앉아 있거나 뛰어다니며 장난치며 시간을 보내다가 오는 거였다.
 
더운 날 한 참을 걷고, 버스도 타야해서 귀찮고 땀나는 일인데도,  아이들은 농사체험장에 가는 시간을 너무 좋아한다. 탁 트인 공간에서 햇볕과 바람을 쐬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지나 보다. 늘 스트레스와 긴장감으로 굳은 인상이던 아이들도 학교에서와는 달리 너무나 편안한 표정으로 미소를 짓고 있는 걸 보면, 참 신기하다. 자연의 힘이란...!? ㅎㅎ

센터에서 이번 주까지 모종을 나눠 준다고 했는데, 중간고사 기간이라 꼼짝못하고 있다가, 정해진 시간도 아닌데 오늘 오전에 농사체험장에 다녀왔다. 이미 밭에 비닐 멀칭이 다 되어 있었다. 작년에 비해서 땅이 좀 좁아졌지만, 작년 여름에 워낙 관리를 못해서, 결국 센터 분들만 고생하게 하고 만 터라, 불평하기는 민망한 상황이다. ^^;;

상추와 고추, 토마토 모종을 주셔서 멀칭한 비닐을 뚫어 땅을 파고 물을 주고, 모종을 심고 왔다. 작은 땅이라 학생 스무명과 교사 네명이 순식간에 끝내고, 지하수로 손을 씻고, 다시 정자에 앉아서 수다떨거나 누워서 앉아서 장난치거나 하면서 쉬었다가 버스를 타고 학교로 돌아왔다. 오늘 같은 날씨가 딱 좋은데.. 곧 더 더워질까봐 걱정이다.